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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마라케시 : 붉은 도시의 뜨거운 숨결

모로코 중앙부에 위치한 마라케시는 도시 전체가 붉은 황토색으로 물들어 있어 '붉은 도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틀라스산맥의 눈 덮인 봉우리를 배경으로 수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메디나(구시가지)와 세련된 유럽풍의 신시가지가 공존하는 이곳은, 강렬한 색채와 향신료의 풍미, 그리고 북아프리카 특유의 활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브 생 로랑이 사랑했던 도시로도 유명한 마라케시는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 오감을 자극하는 예술적인 경험을 선사합니다.
1. 도시의 간략한 설명과 역사적 배경
마라케시는 1062년 무라비트 왕조에 의해 건설된 이후, 수 세기 동안 모로코의 정치, 경제, 문화적 중심지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도시를 둘러싼 붉은 진흙벽은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워졌으며, 오늘날 마라케시를 상징하는 독특한 풍경의 모태가 되었습니다. 이후 무와히드 왕조 시대에 이르러 마라케시는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도시 중 하나로 번영했으며, 이때 건설된 쿠투비아 모스크는 현재까지도 도시의 랜드마크로 우뚝 솟아 있습니다.
마라케시는 사하라 사막과 북부 항구 도시를 잇는 무역로의 요충지로서 아프리카 대륙의 다양한 물자와 문화가 교차하는 지점이었습니다. 프랑스 식민 지배 시기를 거치며 유럽의 미적 감각이 더해졌고, 1960년대 이후에는 전 세계 히피들과 예술가들이 이곳의 이국적인 매력에 빠져들며 세계적인 관광 도시로 거듭났습니다. 천 년의 세월 동안 쉼 없이 돌아가는 제마 엘 프나 광장의 시장통은 마라케시가 단순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도시가 아니라, 여전히 뜨겁게 살아 숨 쉬는 유기체임을 증명합니다.
2. 여행객들이 마라케시를 방문하는 이유
마라케시가 전 세계 여행자들의 영감을 자극하는 이유는 '완벽하게 이국적인 몰입감' 때문입니다.
첫째는 미로 같은 메디나의 탐험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의 좁은 골목들을 걷다 보면 수천 개의 상점이 쏟아내는 수공예품, 향신료, 가죽 제품의 향연에 압도당하게 됩니다. 둘째는 리야드(Riad) 숙박 경험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흙벽이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면 화려한 타일 장식과 중정이 나타나는 모로코 전통 가옥 '리야드'에서의 하룻밤은 마라케시 여행의 백미입니다. 셋째는 감각적인 예술 세계입니다. 이브 생 로랑이 가꾸었던 마조렐 정원과 그의 이름을 딴 박물관은 이국적인 자연과 현대적인 패션 디자인이 어떻게 완벽하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3. 마라케시 내 주요 랜드마크 2선
① 제마 엘 프나 광장 (Jemaa el-Fnaa)
마라케시 메디나의 중심이자 도시의 영혼이라 불리는 거대한 광장입니다. 낮에는 오렌지 주스를 파는 가판대와 뱀술사들이 자리를 지키고, 밤이 되면 거대한 야시장으로 변신합니다.
• 특징: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은 매일 밤 수십 개의 음식 포장마차와 이야기꾼, 음악가들이 모여 거대한 야외 공연장을 방불케 합니다. 광장 주변 카페테라스에 앉아 해가 지고 광장에 전등이 하나둘 켜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마라케시에서 가장 강렬한 시각적 경험 중 하나입니다.
② 마조렐 정원 (Jardin Majorelle)
프랑스 화가 자크 마조렐이 40년에 걸쳐 조성하고, 이후 패션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이 구입해 복원한 정원입니다.
• 특징: 정원 전체를 지배하는 강렬한 코발트블루(마조렐 블루) 색상의 건물과 전 세계에서 수집한 희귀한 선인장, 이국적인 식물들이 대조를 이루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브 생 로랑의 유해가 뿌려진 곳이기도 하며, 정원 내 위치한 베르베르 박물관을 통해 모로코 원주민의 깊은 역사까지 엿볼 수 있는 예술적인 안식처입니다.
4. 항공 및 실무 여행 정보 (한국 출발 기준)
마라케시는 한국에서 직항이 없으며, 보통 유럽이나 중동을 경유하여 입국합니다.
① 저렴한 항공권 구매 시기
• 최적의 시기: **3월~5월(봄)**과 **9월~11월(가을)**이 날씨 면에서 가장 좋지만, 항공권이 저렴한 시기는 한여름인 7월~8월과 겨울인 1월~2월입니다. 여름은 기온이 40도를 훌쩍 넘는 폭염이 지속되므로 가격이 내려가며, 이 시기에는 실내 활동 위주의 계획이 필요합니다.
• 예약 시기: 에어 프랑스(파리 경유), 에미레이트(두바이 경유) 등의 노선이 대중적이며, 출발 5개월 전 예약을 권장합니다. 유럽 여행 중 저비용 항공사(LCC)를 이용해 런던, 파리, 마드리드 등에서 마라케시로 들어오는 노선이 가장 경제적입니다.
② 평균 항공권 가격 및 비행시간
• 항공권 가격: 인천에서 마라케시(RAK)까지 왕복 기준으로 평수기 140만 원~170만 원 선이며, 성수기에는 230만 원 이상으로 올라갑니다. 유럽 대도시를 거쳐 저가 항공을 이용하면 전체 비용을 110만 원대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 비행시간: 경유 대기 시간을 포함해 최소 20~22시간 이상 소요됩니다. 보통 유럽이나 중동에서 1회 경유가 필수적입니다.
5. 마라케시 여행자를 위한 실질적인 팁
마라케시는 여행 난이도가 다소 높은 도시입니다. 메디나 내부에서는 길을 잃기 매우 쉬우며, 길을 알려주겠다며 돈을 요구하는 현지인들을 주의해야 합니다. 구글 맵이 완벽하게 작동하지 않는 좁은 골목이 많으므로 숙소 위치를 미리 숙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음식 면에서는 모로코식 찜 요리인 **'타진(Tagine)'**과 세계에서 가장 작은 파스타 알갱이인 **'쿠스쿠스'**를 꼭 드셔보세요. 또한 식사 후 즐기는 달콤한 **민트 티(모로칸 위스키)**는 현지 문화를 이해하는 첫걸음입니다. 화폐는 **디르함(MAD)**을 사용하며, 유로화도 일부 통용되지만 현지 시장에서는 디르함 현금이 필수입니다. 팁 문화는 비교적 활발하여 식당에서는 5~10%, 짐을 들어주는 포터에게는 약간의 팁을 주는 것이 관례입니다.
6. 결론 : 모든 감각이 깨어나는 붉은 밤
마라케시는 안락하고 편안한 여행지와는 거리가 멉니다. 시끄러운 오토바이 소리, 강렬한 향신료 냄새, 끈질긴 상인들의 호객 행위는 때로 여행자를 지치게 합니다. 하지만 해 질 녘 제마 엘 프나 광장에서 들려오는 신비로운 아잔 소리를 들으며, 오렌지빛으로 물드는 아틀라스산맥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 도시의 거친 매력에 어느새 매료되고 맙니다. 무질서 속에 숨겨진 고대 지혜와 강렬한 원색이 주는 예술적 영감은 당신의 여행 인생에서 가장 강렬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입니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길을 잃고 싶다면, 마라케시는 당신이 찾던 가장 완벽한 목적지가 될 것입니다.